폭스 강 위 50분, 세인트 찰스 패들휠 리버보트를 타기 전에
시카고 도심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폭스 강(Fox River)을 낀 작은 도시 세인트 찰스(St. Charles)가 나옵니다. 이 강에는 외륜, 그러니까 패들휠을 뒤에 단 2층짜리 유람선 두 척이 떠 있습니다. 배 이름은 폭스 리버 퀸(Fox River Queen)과 세인트 찰스 벨 II(St. Charles Belle II)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직접 배를 타고 와서 쓴 방문기가 아니라, 표를 끊기 전에 공식 운항 정보와 실제 탑승객 후기를 뒤져 정리한 준비용 자료입니다. 그래서 갑판 위의 바람이나 노을 이야기는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예매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알아 두면 헛걸음과 실망을 줄일 수 있는 조건들을 모았습니다.

탑승객들이 반복해서 지적하는 약점부터
이 배에 대한 후기를 여러 곳에서 읽다 보면 칭찬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패턴이 있습니다. 좋게 쓴 사람도 대체로 "가격 대비 괜찮다"는 식으로 표현하지, "꼭 봐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반복되는 지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풍경이 단조롭다는 평이 가장 많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 후기에는 "나무 몇 그루와 집 몇 채 말고는 볼 게 별로 없습니다", "강변 주택과 개인 보트, 제트스키가 지나다니는 정도"라는 문장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항로가 포타와토미 공원(Pottawatomie Park) 주변의 완만한 강 구간이라 극적인 절경이 나올 여지가 애초에 크지 않습니다. 시카고 강 건축 크루즈처럼 스카이라인이 쏟아지는 그림을 기대하고 가면 어긋납니다.
둘째, 2층 갑판에는 그늘이 없습니다. 운영 측이 직접 안내문에 "상갑판에서는 자외선 차단제와 햇빛 가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고, 후기에도 화창한 27도 안팎의 날에 상갑판이 너무 뜨거워 대부분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배에는 냉방도 난방도 없습니다. 여름 한낮 편을 잡았다면 모자와 물은 선택이 아닙니다.
셋째, 좌석은 전부 자유석이고 상갑판 자리는 수가 적습니다. 지정석이 없어 먼저 온 사람이 좋은 자리를 가져갑니다. 상갑판에 앉고 싶다면 출발 시각 직전에 도착해서는 곤란하다는 후기가 여럿입니다.
넷째, 해설이 얇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기는 하지만 "강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줬으면 좋았겠다", "역사나 일화를 더 듣고 싶었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전문 도슨트가 붙는 역사 테마 편이 따로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비가 와도 운항하고 환불은 없습니다. 공식 안내는 "우천 불문 운항(rain or shine)"이며 일반 공개편 티켓은 환불과 교환이 되지 않습니다. 날씨를 보고 취소하겠다는 계획은 통하지 않습니다.
여섯째, 50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저녁 식사를 겸한 두세 시간짜리 코스를 원했다는 후기가 있는데, 공개편에는 그런 상품이 없습니다. 식사가 포함된 형태는 기본적으로 단체 전세 방식입니다.
시즌표와 요금, 예매 전에 확인할 것들
운항 시즌은 5월부터 10월까지입니다. 문제는 이 여섯 달이 균일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개 유람편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1시 30분에 한 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12시 30분, 1시 45분, 3시 세 편으로 짜여 있습니다. 그런데 9월과 10월에는 주중 운항이 없습니다. 단풍이 드는 시기를 노리고 평일에 여유롭게 가려던 계획은 이 지점에서 무너집니다. 가을에 타려면 주말 세 편 중 하나를 잡아야 하고, 그만큼 배는 붐빕니다.
월요일은 공개편 자체가 없고, 공휴일은 별도 시간표를 따릅니다. 시즌 초입인 5월과 시즌 말인 10월 중순은 일정이 유동적이라 출발 전 공식 시간표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성수기 한여름 주말에는 정원이 차서 현장 구매가 막히는 경우가 생깁니다.
공개 유람편 요금은 요일에 따라 다릅니다. 만 16세 이상은 주중 13달러, 주말과 공휴일 15달러입니다. 만 3세부터 15세까지는 주중 11달러, 주말과 공휴일 12달러이며 만 2세 이하는 무료입니다. 성인 기준 15달러 안팎이면 시카고 강 크루즈의 3분의 1 수준이라, 후기에서 "가격 대비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매는 공식 사이트의 온라인 예약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고, 당일 표는 포타와토미 커뮤니티 센터(Pottawatomie Community Center) 안에서 팝니다. 자리가 남으면 워크인도 받습니다. 다만 선착장 입구에서는 신용카드가 필요하다는 안내가 있으니 현금만 들고 가는 상황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만 10세 미만 어린이는 성인 한 명당 두 명까지만 인솔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어, 아이를 여럿 데려가는 일정이라면 인원 구성을 미리 계산해 둬야 합니다.
200달러짜리 배 한 척에서 시작된 80년
구글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가 이 배의 내력입니다. 1945년, 포타와토미 공원에서 일하던 체트 앤더슨(Chet Anderson)이라는 사람이 허니문 퀸(Honeymoon Queen)이라는 배를 200달러에 사들였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40년 가까이 직접 배를 몰았고, 1980년대에 은퇴한 뒤에는 아들 리치 앤더슨이 32년간 운영을 이어받았습니다. 지금 물에 떠 있는 두 척은 1980년대 중반에 건조된 배입니다. 즉 승객이 타는 선체 자체는 19세기 유물이 아니라, 19세기 미시시피 강 외륜선의 형태를 본떠 40년 전에 만든 배입니다. 이 점을 알고 타면 "생각보다 새 배네"라는 어긋남이 없습니다.
가족 사업으로 70년 넘게 이어지던 이 운항은 2018년 세인트 찰스 파크 디스트릭트(St. Charles Park District), 즉 시 공원관리청이 사업체를 인수하면서 공공 운영으로 바뀌었습니다. 요금이 민간 관광 크루즈보다 낮게 유지되는 이유이자, 운항 안내가 공원 프로그램처럼 관리되는 이유입니다. 관광 상품이라기보다 주민 여가 시설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이 배의 성격을 정확히 잡습니다.

배가 떠 있는 물 자체가 논쟁 중입니다
여행 정보로는 잘 다뤄지지 않지만 알아 둘 만한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배가 다니는 잔잔한 수면은 자연 그대로의 강이 아니라, 세인트 찰스 댐이 물을 가둬 만든 저수 구간입니다. 미 육군공병단(Army Corps of Engineers)과 일리노이주 자연자원부는 카펜터스빌부터 오로라, 몽고메리까지 폭스 강에 걸린 댐 열 개의 철거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세인트 찰스 댐도 그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세인트 찰스시는 댐 상류의 수면만 유지된다면 구조 변경에는 열려 있다는 취지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보트 이용과 낚시, 수영 같은 수상 레저가 그 수면에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연방 예산 문제로 공병단 연구는 중단된 상태이고 재개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당장 올해 운항이 없어질 일은 아니라는 뜻이지만, 폭스 강의 이 잔잔한 구간이 영구적으로 보장된 풍경은 아니라는 사실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실제로 수위가 높아지면 배 접안 방식이 바뀌어 휠체어 경사로 대신 계단으로 승선해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배 위에서 실제로 보이고 들리는 것
항로는 포타와토미 공원 앞 강 구간을 오갑니다. 왼쪽으로는 공원의 9홀 골프 코스가, 반대편으로는 강변 주택들이 지나갑니다. 물가에서는 왜가리나 거북을 흔히 보고, 운이 좋으면 흰머리수리를 볼 수 있다는 안내가 있어 쌍안경을 챙겨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안내 방송은 미리 녹음된 오디오 투어 형식이며, 다룬 주제가 열일곱 가지쯤 됩니다. 남북전쟁 당시 일리노이 기병대가 훈련하던 캠프 케인(Camp Kane), 강변에 서 있는 호텔 베이커(Hotel Baker), 알 카포네가 은신처로 썼다는 지역 전설, 강변 자생 식물과 철새 이야기가 포함됩니다. 이 대본은 공식 사이트에 글로도 올라와 있어서, 배에서 다 못 들었거나 소음에 묻힌 부분은 나중에 읽어서 채울 수 있습니다.
선내 편의는 소박합니다. 아래층에 수세식 화장실 두 칸이 있고, 공개편에서는 물과 팝콘, 솜사탕 정도를 팝니다. 아래층은 지붕이 있어 그늘과 비를 피할 수 있고 폭 74센티미터가량의 경사로로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지만, 화장실 자체는 휠체어 접근이 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은 안내견만 탈 수 있습니다. 사이드휠이 아닌 선미 외륜이 물을 치는 소리와 진동은 이 배의 특징인데, 조용한 뱃놀이를 상상했다면 이 부분도 감안해야 합니다.
배에서 내린 다음 걸어서 이어지는 곳
선착장이 있는 포타와토미 공원은 폭스 강 동안에 47에이커 규모로 펼쳐진 공원입니다. 커뮤니티 센터와 9홀 골프장, 리버 뷰 미니어처 골프(River View Miniature Golf), 수영장, 피크닉 파빌리온, 모래 배구장이 한자리에 있고 여름에는 카약과 페달보트도 빌려줍니다. 선착장 옆 주차장은 넉넉한 편이라 주차 스트레스는 크지 않습니다. 50분짜리 배만 타고 돌아가기 아깝다면 공원 안에서 두어 시간을 더 쓰는 구성이 자연스럽습니다.
공원에서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세인트 찰스 다운타운입니다. 메인 스트리트 다리 옆에 1928년에 지어진 호텔 베이커가 서 있습니다. 텍사코 창업자 존 게이츠의 재산을 물려받은 지역 자선가 에드워드 J. 베이커 대령이 세운 건물로, 강 쪽으로 난 테라스가 이 도시에서 가장 알려진 사진 지점입니다. 한 블록 남쪽 퍼스트 스트리트(First Street) 일대에는 식당과 브루어리, 상점이 모여 있고, 주차는 이 구역의 다층 주차장을 쓰면 됩니다. 1926년에 문을 연 900석 규모의 아케이다 극장(Arcada Theatre)도 걸어서 닿는 거리에 있는데, 주말 공연이 있는 날에는 저녁 시간대 다운타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에게 맞고, 어떤 사람에게는 안 맞나
정리하면 이 유람선은 목적지가 아니라 부속 일정에 가깝습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강 위에 잠깐 떠 있고 싶은 가족, 걷기 부담이 있는 어르신을 모시고 앉아서 강을 보고 싶은 경우, 그리고 시카고 서쪽 교외를 도는 하루 코스에 50분짜리 변화를 하나 끼워 넣고 싶은 일정에는 값과 시간이 잘 맞습니다. 반대로 극적인 경치나 밀도 높은 역사 해설을 기대하는 여행자, 편도 두 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이것만 보러 갈 계획인 여행자에게는 투입 대비 회수가 맞지 않습니다.
특별편을 노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인트 찰스 역사박물관 도슨트가 해설을 맡는 역사 테마 크루즈, 술을 직접 가져갈 수 있는 일몰 편, 와인 테마 편 같은 이벤트가 시즌 중 비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일반 공개편의 얇은 해설이 아쉬운 사람이라면 이쪽 일정표를 먼저 뒤져 보는 편이 낫습니다. 캔맥주와 와인, 알코올 셀처는 반입이 허용되지만 맥주 케그와 독주는 금지라는 규정도 함께 확인해 둘 만합니다.
📍 상세 위치 및 방문 정보
| 장소명 | 세인트 찰스 패들휠 리버보트 (St. Charles Paddlewheel Riverboats) |
| 선착장 주소 | 8 North Avenue, St. Charles, IL 60174 (포타와토미 공원 내) · 구글 지도에서 보기 |
| 운항 시즌 | 5월 ~ 10월 (9~10월은 주말만 운항, 월요일 공개편 없음) |
| 운항 시간 | 화~금 오후 1시 30분 / 토·일 오후 12시 30분, 1시 45분, 3시 (공휴일 별도) |
| 소요 시간 | 약 50분 |
| 요금 | 만 16세 이상 주중 $13 / 주말·공휴일 $15, 만 3~15세 주중 $11 / 주말·공휴일 $12, 만 2세 이하 무료 |
| 예약 방법 | 온라인 사전 예매 권장, 당일권은 포타와토미 커뮤니티 센터 판매 · 잔여석 시 워크인 가능 · 선착장 입구 카드 결제 필요 · 환불 및 교환 불가 |
| 좌석 | 전 좌석 자유석, 상갑판은 선착순이며 자리 수 제한 · 우천 시에도 운항 |
| 편의시설 | 하부 갑판 수세식 화장실 2칸, 물·팝콘·솜사탕 판매, 냉난방 없음, 안내견 외 반려동물 불가 |
| 접근성 | 하부 갑판까지 약 74cm 폭 경사로로 휠체어 접근 가능 (화장실은 접근 불가), 고수위 시 경사로 이용 제한 |
| 주차 | 선착장 인접 공원 주차장 이용 (다운타운은 퍼스트 스트리트 주차 건물) |
| 문의 | 630-584-2334 (문자 630-513-3331 / 운항 관련 630-513-4308) |
| 공식 사이트 | stcriverboats.com |
※ 요금과 시간표는 시즌마다 조정될 수 있으므로 출발 전 공식 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정을 짠다면 순서는 대체로 정해집니다. 주중에 갈 수 있다면 오후 1시 30분 편을 온라인으로 미리 잡고, 상갑판을 원할 경우 30분쯤 일찍 도착해 포타와토미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대기합니다. 배에서 내린 뒤에는 강을 따라 남쪽 다운타운으로 걸어가 호텔 베이커 앞 강변과 퍼스트 스트리트 상점가를 붙입니다. 결국 이 배는 하루의 중심이 아니라, 세인트 찰스라는 도시를 도는 반나절 동선 안에 끼워 넣는 50분짜리 조각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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